YONG CHUL KWON _ ARTIST
Kwon, Yong-Chul : Chain Reaction
Artist’s Note_Sound series
Note 1.
Rolling Ball.
Using diverse methods, Steel structures are formed into various shapes and balls are rolled along the structures. Rolling balls bump into switch buttons installed in several spots, triggering other devices to begin operating.
I focus on the very moment that each device interacts with and influences each other. Rolling balls distract the audience to find the instant that a movement causes another movement. Once they recognize that moment, it becomes a different amusement. The movement of each device produces its own sound. Each sound echoes randomly and fills the space in harmony or sometimes in dissonance. The audience will experience diverse sensory amusements through the movements and sounds of the balls.
Note 2.
April. It is just before travel season. I head to Kangwondo with someone I see every day. After traveling around Yangyang, we have dinner in a sushi restaurant by the sea. While we are driving toward our accommodations, old songs whisper in my ear and bittersweet memories come in my mind. A cigarette in my hand. A puff of the breeze and another puff of my cigarette. Then, I throw it away. It drops into a dry haystack and starts to burn. Heavy winds carry that fire from Yangyang to Naksan. From that fire, 21,181 people are mobilized. At that time, the car arrives at our accommodations in Kangreung. The TV keeps reporting on the fire in Yangyang, but it’s not such a big deal to me. I thought, ‘Who did that stupid thing…,’ then I fall asleep.
This is a reconstituted story based on a real fire accident that happened in April 2005, and caused tremendous damages. The exact cause hasn’t been clarified yet, but it is assumed that it was an accidental fire.
Many things that we miss or don’t recognize could be a result of our actions. I am interested in the possibility that a minor thing could be the cause of another event and it could spread uncontrollably. It’s the same in relationships.
My work initiates from this idea. One amusing element arouses another event, and the event causes other events. The amusing element distracts the audience from seeing the contact points between events so that they think each event is individual. However, if the audience follows the element, they would find the moments where the movements are transmitted from one event to another, and it would become another amusement. These chain reactions of devices present the idea that trivial events in a routine could lead to unpredictable results.
연쇄반응(chain reaction)
작업NOTE 1.
롤링볼. rolling Ball.
다양한 모양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제작되고 설치된 철재 구조물, 그리고 그것을 타고 흐르는 구슬들. 이 구슬은 레일 위를 움직이면서 곳곳에 설치된 스위치들을 만나게 되고, 이로 인해 주변의 다른 장치들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작동된 장치들은 반복 운동을 통해 또 다른 장치의 움직임으로 파생되고...
나의 작업은 장치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찰나의 순간에 주목한다. 관객은 구슬이 굴러다니는 유희적 현상에 집중하여 그 움직임이 다른 움직임으로 파생되는 순간을 놓칠 수도 있다. 그러나 관객은 어느 한 순간 어디에서라도 그 찰나의 순간을 인지하게 되면, 흥미로운 시선으로 그 공간을 다시 바라보면서 현장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 장치들의 움직임은 각자의 고유한 소리를 가지며, 그 소리들은 자유롭게 전시장 내에서 공명하여 때로는 조화롭게, 또 때로는 불협화음을 이루게 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관객은 굴러가는 구슬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움직임들,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되는 소리의 공명을 통해 다양한 감각적 유희를 경험할 것이다.
작업NOTE 2.
4월. 아직 사람들로 붐비기 전이다. 매일을 같이하는 사람과 강원도를 향한다. 양양의 경치를 즐기다 느지막이 바닷가 야경 좋은 횟집에서 식사를 한다. 숙소를 향해 다시 앉은 차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가 귓가를 간질이고 과거 어느 달콤했던, 혹은 씁쓸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어느 새 한 손에는 담배 한 개비. 바닷바람 한 모금, 담배 한 모금. 그러다 무심코 담배를 힘껏 던져낸다. 그 담배는 어느 잘 마른 건초 더미에 떨어진다. 그리고 남은 불씨를 마저 태운다. 해안가 거센 바람으로 그 불은 양양에서 낙산까지 번진다. 누군가의 신고로 21,181명 출동. 그 시각 음악이 흐르는 차는 강릉 숙소에 도착한다. TV는 양양 산불로 떠들썩하다. 하지만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또 어떤 놈이 저런 짓을....’ 곧 단잠에 빠져든다.
2005년 4월 실제로 양양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다량의 문화재와 삼림훼손등 수백억대의 피해를 가져왔으나 정확한 사고의 원인을 발혀내지 못했다. 다만 추정컨대 입산자의 실화(失火)가 그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사건을 토대로 나름의 시선으로 재 구성해 본 것이다.
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많은 일들이, 나로 인해 일어났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소소한 행동일지라도 그 일이 다른 사건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의 파장은 무한히 퍼져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나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이것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맺음을 하면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영향들이 때로는 조화를 이루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 순간 우리가 하는 것은 (그 순간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관계 맺기일 뿐이다.
이러한 관심으로부터 나의 작업이 시작된다. 내 작업에서는 하나의 유희적 요소가 제시되고, 그 요소 안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다른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은 또 다른 사건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유희적 요소는 관객이 사건과 사건과의 접착 지점을 발견하는 데에 제한적 요소가 될 것이고, 관객이 그 접착지점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각각의 현상들은 그저 개별적인 작품으로 머물 수도 있다. 하지만 유희적 요소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움직임이 전달되는 순간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작품의 또 다른 유희적 요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는 관객들이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가끔씩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들이 큰 재미로 다가오는 순간의 경험을 전시장에 제시된 장치들의 연쇄작용 속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